AX Field Notes

전체 사례No. 006

Kavak의 코파일럿 포기 선언

90~95%의 고객 응대를 인공지능 에이전트가 거치기까지

사례 번호
006
1차 출처
a16z Podcast
원문 게시
2026-02-18
팟캐스트 영상 · 23분
AX 필드노트 팟캐스트 · 두 진행자가 이 사례를 풀어 봅니다 · 영상과 음성은 AI로 만들었습니다전체 에피소드 ↗

요약

  • 직원용 도구를 버리고 고객 응대 단계마다 인공지능을 직접 배치했습니다.
  • 도입 초기 지표가 급락했으나 차선책 없이 버텨 최고 직원 대비 1.5배 성과를 냈습니다.
  • 도구 사용률보다 사업 단계 자체를 인공지능 중심으로 재설계하는 결단이 중요합니다.

하루 100만 달러를 태우던 거대 플랫폼의 멈춤

2021년 라틴아메리카 최대 온라인 중고차 플랫폼인 Kavak은 연 300%의 속도로 성장하며 직원 1만 명 규모로 불어났습니다. 하지만 전 세계 자본 시장이 급격히 얼어붙으면서 상황은 단숨에 생존 문제로 바뀌었습니다. 당시 회사는 하루에 100만 달러가 넘는 현금을 소진하고 있었습니다. 외부 투자금으로 외형을 키우는 방식은 더 이상 통하지 않았고, 회사는 당장 현금을 태우는 구조에서 스스로 흑자를 내는 구조로 체질을 바꿔야 했습니다.

이 절박한 위기 속에서 회사가 겪은 근본적인 전환의 내막은 벤처캐피털 a16z의 팟캐스트에서 공동 진행자인 Angela Strange와 Gabriel Vasquez, 그리고 창업자 겸 최고경영자 Carlos García Ottati의 대화를 통해 상세히 공개되었습니다. 2022년 말 Kavak 경영진은 업무 효율을 높이기 위해 직원들이 쓰는 내부 코파일럿 도구를 대대적으로 구축해 배포했습니다. 코파일럿은 직원이 일할 때 옆에서 답변을 돕거나 사내 데이터를 찾아 주는 보조 프로그램입니다.

결과는 참담했습니다. 직원들의 실제 사용률은 사실상 0에 가까웠습니다. 현장 직원들은 익숙한 기존 업무 방식을 버리려 하지 않았습니다. 아무리 검색 도구가 좋아져도 사람 중심의 업무 흐름에 칼을 대지 않으면 자발적인 변화는 일어나지 않는다는 사실이 드러났습니다.

네 가지 사업이 얽힌 복잡한 현장과 불신의 시장

Kavak이 풀어야 했던 문제는 일반적인 전자상거래보다 훨씬 복잡했습니다. 라틴아메리카 중고차 시장은 전체 거래의 90%가 개인 간에 이루어집니다. 게다가 전체 거래의 약 40%가 사기나 도난, 서류 위조, 강력 범죄와 얽혀 있을 만큼 불투명합니다. 금융 환경도 열악합니다. 미국에서는 중고차의 90%가 대출을 통해 팔리지만, 멕시코에서는 자동차 대출을 받는 비율이 고작 5%에 불과합니다.

소비자가 안심하고 차를 사고팔 수 있도록 Kavak은 네 가지 사업 모델을 하나의 플랫폼으로 묶어 냈습니다. Kavak은 멕시코, 브라질, 칠레, 아르헨티나와 중동에서 사업을 운영하며, 차량 매입과 재정비, 판매부터 자동차 금융과 대출 심사, 보증, 판매 후 정비, 교통 범칙금 처리에 이르기까지 차량의 전 생애를 처음부터 끝까지 관리합니다.

  • 온라인 차량 매매 전자상거래
  • 대규모 차량 재정비와 보증 수리 거점 운영
  • 자체 대출 심사와 채권 회수 금융
  • 차량 배송과 물류

직원이 200명에서 1만 명으로 급증하는 과정에서 부서 사이의 정보 흐름은 극심한 병목에 부딪혔습니다. 현장 직원들은 부품 보증 청구나 가격 책정에 문제가 생겼을 때 내부 누구에게 연락해야 할지조차 알기 어려웠습니다. 여기에 차량마다 각기 다른 과거 이력과 결함 원인 같은 예외 사례가 쏟아지며 고객 경험은 바닥으로 떨어졌습니다.

코파일럿을 건너뛰고 고객 앞에 직접 세운 에이전트

코파일럿이 실패하자 Carlos García Ottati 최고경영자는 직원들의 도구 사용을 억지로 강제하는 대신 정반대의 길을 택했습니다. 직원을 보조하는 단계를 아예 건너뛰고, 인공지능 에이전트를 고객을 직접 마주하는 거래 단계에 배치하기로 한 것입니다. 인공지능 에이전트는 사람이 일일이 지시하지 않아도 주어진 목표에 따라 판단하고 실제 업무를 스스로 처리하는 소프트웨어를 뜻합니다.

이때 Kavak은 쉬운 길을 택하지 않았습니다. 고객 불만을 피하기 쉬운 단순 안내 챗봇 대신, 대출 심사나 보증 수리 청구처럼 회사의 돈과 직결되는 가장 어려운 핵심 퍼널부터 에이전트를 투입했습니다. 퍼널이란 잠재 고객이 유입되어 최종 결제나 계약에 이르기까지 거치는 일련의 거래 단계를 가리킵니다.

특히 특정 퍼널에 에이전트를 넣을 때 지표가 떨어지더라도 사람을 다시 뽑아 메우는 플랜 B를 일절 두지 않았습니다. 문제가 생겨도 물러설 퇴로를 없애고, 사내 기술 역량을 전부 쏟아부어 에이전트 성능을 사람 수준 이상으로 끌어올릴 때까지 정면으로 밀어붙였습니다.

성장세를 포기하는 값비싼 대가도 치렀습니다. 2021년 300%에 달했던 연간 성장률은 2022년 100%로 줄었고, 2023년에는 한 해 내내 성장이 완전히 멈췄습니다. 회사의 뼈대를 바닥부터 다시 조립하는 동안 1년 전체의 성장을 의도적으로 평평하게 유지한 것입니다. 실제로 에이전트를 처음 배치했을 때 응답 품질과 전환율은 사람 직원보다 떨어져 핵심 사업 지표가 급락하기도 했습니다.

Kavak의 연간 성장률 추이
300%2021년100%2022년0%성장 멈춤2023년→저점 대비 매출4배 성장흑자 전환 달성
2023년 성장을 멈추고 체질을 개선해 저점 대비 매출 4배 성장과 흑자 전환을 이뤘습니다. (출처: a16z 팟캐스트)

Carlos García Ottati 최고경영자는 이 시기를 돌아보며 “브레이크를 먼저 만든다”는 원칙을 강조했습니다. 에이전트가 고객 앞에서 통제 불능으로 달리지 않도록 데이터를 수집하고 위험을 걸러내는 안전장치를 먼저 구축한 뒤에야 전면적인 투입을 단행했습니다.

2017년부터 준비한 온톨로지와 협업 구조

Kavak이 단기간에 에이전트를 고객 접점에 내보낼 수 있었던 바탕에는 오랜 기간 쌓아 둔 데이터 지도가 있었습니다. 2017년 Carlos García Ottati 최고경영자는 직원 채용 파이프라인과 나란히 ‘로봇 파이프라인’을 만들자는 사내 메모를 공유했습니다. 차량 매입을 맡는 로봇 1, 고객 응대를 담당하는 로봇 2, 교차 판매를 실행하는 로봇 3을 단계별로 구축하자는 구상이었습니다.

그 뒤 몇 년 동안 가격 책정과 부품 보증 수리, 자체 금융, 물류 전반에 걸친 통합 온톨로지를 구축했습니다. 온톨로지는 회사 안의 복잡한 데이터와 개념들이 서로 어떤 관계를 맺고 있는지 논리적으로 정의해 둔 지식 체계입니다. 특히 Kavak의 가격 책정 모델은 6만 개 이상의 자체 SKU 특성 데이터를 학습했습니다. SKU는 재고 관리를 위해 품목을 가장 잘게 쪼갠 고유 식별 단위를 뜻합니다. 2022년 말 대규모 언어 모델이 등장했을 때, Kavak은 이미 준비된 데이터 맥락을 에이전트에 즉각 주입할 수 있었습니다.

보증 수리 부문에는 어떤 부품이 어디서 고장 나는지에 관한 경험 데이터가 축적되어 있었고, 금융 부문에는 대출 심사 데이터와 대출 상환 기록이 정리되어 있었습니다. 이처럼 미리 구조화해 둔 차량 수리 이력과 운영 데이터 덕분에 에이전트는 복잡한 현장 예외 상황까지 원활하게 해결할 수 있었습니다.

이 구조는 모든 업무를 에이전트 혼자 도맡는 방식으로 돌아가지 않습니다. 중심에는 요청의 복잡도를 판단해 사람과 에이전트에게 업무를 나눠 주는 조율 장치인 오케스트레이터가 있습니다.

  • 대출 서류 검토나 초기 상담, 진행 상황 확인처럼 양이 많고 규칙이 명확한 일은 에이전트가 끝까지 처리합니다.
  • 복잡한 분쟁이나 기준을 벗어난 보증 수리 같은 예외 사례는 오케스트레이터가 즉시 사람 전문가에게 넘깁니다.

실제 시스템 뒤편에서는 이벤트 버스를 중심으로 거래가 돌아갔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고객이 웹이나 모바일 앱으로 대출이나 수리를 신청하면, 오케스트레이터가 고객 상태와 차량 고유번호를 조회하고 온톨로지 서비스를 통해 6만 개가 넘는 SKU 기준 가격과 고장 통계를 에이전트의 판단 맥락에 규격화된 데이터 형태로 넣어 주었을 것입니다. 대출 심사에서는 이미지 분석 모델이 소득 증빙 서류를 검토하고 금융 심사 점수를 매기며, 점수가 승인 경계선에 걸치거나 사기 위험 신호가 뜬 까다로운 건만 사람 심사역의 화면으로 분기했을 것으로 보입니다.

더불어 거래의 안전을 위해 가격이나 이자율처럼 금전이 걸린 최종 판단은 에이전트가 자유로운 문장으로 내놓지 못하게 막고, 정해진 내부 도구 호출을 거쳐 시스템 차원에서 두 번 검증하는 장치를 두었을 것입니다.

또한 업무 규칙을 인공지능에 내리는 지시문인 프롬프트와 분리해 주는 중간 연결 체계인 추상화 계층을 두어, 바탕 모델을 교체할 때도 업무 흐름이 끊기지 않고 프롬프트를 다시 손보는 부담 없이 새 모델의 성능 향상을 곧바로 흡수했을 것입니다.

Kavak은 에이전트를 개선할 때도 “ChatGPT 4가 아니라 ChatGPT 7을 위해 만든다”는 원칙을 세웠습니다. 특정 퍼널에서 에이전트 성과가 최상위 직원의 1.5배를 달성하면, 이를 자체적으로 7배까지 끌어올리기 위해 매달리지 않고 곧바로 다음 퍼널로 넘어갔습니다. 개별 에이전트의 세부 조정에 매달리기보다 데이터 파이프라인과 오케스트레이터 같은 기반을 튼튼히 다져 두면, 외부 파운데이션 모델의 세대가 올라갈 때마다 에이전트의 성능도 저절로 도약한다는 계산이었습니다.

저점 대비 4배 반등과 사람의 역할 변화

플랜 B 없이 밀어붙인 결과는 수치로 나타났습니다.

  • 초기 퍼널에서 사람보다 뒤처졌던 에이전트 성과는 가장 잘하는 직원의 1.5배를 넘어섰습니다.
  • 현재 전체 고객 상호작용의 90~95%를 인공지능 에이전트가 중간에서 처리합니다.
  • 최대 1만 명에 달했던 직원 수는 운영 구조 개편을 거쳐 약 3,500명으로 줄었습니다.
  • 극심했던 현금 소진을 멈추고 흑자로 돌아섰으며, 매출은 개편 당시의 저점 대비 4배로 성장했습니다.
  • 현재 Kavak은 월 약 1만 건의 거래 규모를 안정적으로 처리하고 있습니다.
Kavak의 직원 수 변화 추이
초기 200명2021년 약 1만 명지금 약 3,500명→→
1만 명까지 불어났던 직원을 운영 구조 개편을 거쳐 약 3,500명으로 줄였습니다. 면적은 직원 수에 비례합니다. (출처: a16z 팟캐스트)

현장 사람들의 역할도 완전히 달라졌습니다. 직원들은 더 이상 서류를 일일이 대조하거나 단순한 문의에 답변하느라 시간을 쓰지 않습니다. 복잡한 고객 분쟁을 중재하거나 시스템이 해결하지 못하는 보증 수리 예외 사례를 판정하는 고차원 업무에 집중합니다. 정형화된 작업은 에이전트가 처리하므로, 사람은 정말로 전문적인 판단이 필요한 예외 상황에만 개입하는 구조가 정착되었습니다.

Carlos García Ottati 최고경영자는 이 대전환을 Netflix가 DVD 우편 대여에서 스트리밍으로 넘어간 일에 비유했습니다. 기존 소프트웨어 방식에 안주하지 않고, 1년간의 멈춤과 지표 하락을 감내하며 회사의 중심축을 에이전트로 완전히 옮긴 결단이 회사를 살려냈습니다.

도구의 덫에서 벗어나 거래 단계를 다시 짤 때

Kavak의 사례는 인공지능 도입을 고민하는 다른 산업의 기업들에게도 분명한 교훈을 줍니다. 직원들의 반발을 피하기 위해 코파일럿을 쥐여 주는 방식은 익숙한 관성을 깨지 못하고 낮은 사용률로 끝나기 쉽습니다. 실질적인 경영 성과를 내려면 인공지능을 실제 업무의 거래 단계에 직접 세우고, 승인율과 전환율 같은 사업 수치로 직접 평가해야 합니다.

아울러 에이전트를 처음 현장에 투입할 때 발생하는 지표 하락을 버텨낼 경영진의 결단이 필요합니다. 지표가 흔들린다고 해서 곧바로 사람을 다시 투입하는 과거 방식으로 회귀한다면 근본적인 구조 개선은 불가능합니다.

무엇보다 에이전트 도입의 승패는 화려한 대화 기술이 아니라 회사가 과거부터 쌓아 온 데이터 온톨로지에서 갈립니다. 업무에 얽힌 복잡한 규칙과 기준을 시스템화해 두지 않은 채로는 에이전트도 현장의 예외를 풀 수 없습니다. 기반을 먼저 닦고 사람의 개입을 줄여 나가는 근본적인 체질 개선만이 기업을 진정한 자립의 길로 이끕니다.


출처

a16z Podcast — From Copilots to Agents: Rebuilding the Company Around AI — https://a16z.com/podcast/from-copilots-to-agents-rebuilding-the-company-around-ai/ — 2026-02-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