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사례No. 020
Monzo가 3주 만에 사내 에이전트 만든 이유
하루 1,800건 처리와 머지된 코드 변경 요청 약 10% 작성
- 사례 번호
- 020
- 1차 출처
- Monzo engineering blog
- 원문 게시
- 2026-08-13
팟캐스트 영상 · 24분요약
- Monzo는 3주 만에 사내 코딩 에이전트를 구축해 일상 개발에 적용했습니다.
- 에이전트가 전체 머지된 코드 변경 요청의 약 10%를 스스로 작성하게 되었습니다.
- 규제 산업에서는 상용 서비스 도입보다 실행 환경 통제권 확보가 더 중요합니다.
엄격한 금융 규제 환경에서 상용 인공지능 도구를 그대로 쓸 수 없었던 까닭
영국의 대표적인 디지털 은행인 Monzo는 금융 당국의 엄격한 규제를 받는 공인 금융기관입니다. 고객의 소중한 자산과 금융 거래 장부를 다루는 은행인 만큼, 모든 시스템은 사소한 실수나 외부 유출도 용납되지 않는 통제 환경 안에서 움직여야 합니다. 그런데 지난 18개월 동안 인공지능 기술이 급격히 발전하면서 사내 엔지니어링 문화에도 큰 변화가 일어났습니다. 거의 모든 엔지니어가 일상적인 개발 업무에서 코딩 에이전트를 활발하게 사용하기 시작한 것입니다.
시중의 상용 코딩 도구는 개발 속도를 높여 주었지만, 규제를 받는 금융기관 입장에서는 곧바로 현실적인 장벽에 부딪혔습니다. 은행은 내부의 민감한 뱅킹 구조와 고객 정보가 외부 모델로 새어 나가지 않도록 철저히 감시해야 합니다. 상용 서비스는 인공지능이 내부 코드의 어디까지 들여다보고 어떤 명령을 실행하는지 구체적으로 들여다보고 통제하기 어려운 블랙박스 구조였습니다.
게다가 특정 인공지능 모델 기업에 전적으로 의존하는 방식은 은행 운영에 심각한 위험 요소였습니다. 만약 해당 공급사의 서비스에 장애가 발생하거나 성능이 갑자기 떨어지면, 은행의 전체 소프트웨어 개발 흐름이 일시에 멈출 수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언제든 문제없는 다른 모델로 즉각 교체할 수 있는 유연한 완충 장치가 반드시 필요했습니다.
마지막 문제는 사내 도구의 개선 속도였습니다. 외부 서비스가 필요한 기능을 추가해 줄 때까지 몇 달씩 기다리는 방식으로는 실무 엔지니어들의 요구를 제때 반영할 수 없었습니다. Monzo 기술팀이 자사 기술 블로그를 통해 밝힌 바에 따르면, 그들에게는 내부 개발자들의 피드백을 받아 몇 달이 아니라 몇 분 단위로 도구를 직접 고치고 배포할 수 있는 자체적인 개발 주기가 절실했습니다.
실행 도구의 통제권을 쥐기 위해 3주 만에 직접 만든 Agent Chip
이러한 한계를 마주한 Monzo는 2025년 말, 외부 상용 도구에 의존하는 대신 사내 전용 에이전트 도구를 직접 만들기로 결정했습니다. 핵심 목표는 에이전트가 실행되는 통제 장치 전체, 즉 “하네스를 직접 소유한다”는 원칙을 실현하는 것이었습니다. 기술팀은 집중적인 개발을 거쳐 단 3주 만에 최소 기능 제품(MVP)을 내놓았고, 이 사내 플랫폼의 이름을 Agent Chip이라고 붙였습니다.
Agent Chip을 설계할 때 가장 신경 쓴 원칙은 실제 돈이 오가는 코어 뱅킹 운영 서비스와의 완전한 분리였습니다. 은행의 실거래 시스템과 에이전트의 작업 공간이 섞이면 돌이킬 수 없는 보안 사고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기술팀은 에이전트가 활동하는 독립적인 실행 공간인 Agent Bundle을 구성했습니다.
이 환경에서 에이전트는 격리된 Docker 컨테이너 내부에서만 작동합니다. Docker는 애플리케이션을 외부 환경과 분리된 작은 가상 상자 안에서 안전하게 실행하는 기술입니다. 작업의 성격에 맞춰 꼭 필요한 도구만 담긴 전용 컨테이너가 만들어지므로, 에이전트가 승인되지 않은 내부 서버나 핵심 금융 데이터베이스에 함부로 접근하는 일 자체가 원천 차단됩니다.
외부와의 소통 창구도 철저하게 단일화했습니다. 컨테이너 내부의 에이전트는 바깥세상과 직접 통신할 수 없으며, 오직 격리된 단 하나의 HTTP 프록시를 거쳐야만 외부와 데이터를 주고받을 수 있습니다. HTTP 프록시는 내부 네트워크와 외부 인터넷 사이에서 오가는 모든 트래픽을 검사하고 중계해 주는 일종의 보안 검문소입니다. 이 프록시는 시스템 인증 키나 비밀번호 같은 민감한 비밀 정보를 가려 주고, 외부로 데이터가 유출되는 위험을 강력하게 통제합니다.
실제 환경에서는 이 프록시가 외부 인공지능 모델을 호출할 때 중간 매개체로 작동했을 것입니다. 에이전트 컨테이너 내부에는 실제 서비스 접근 키를 아예 넣어 두지 않고, 프록시가 오가는 요청 머리글을 가로채 안전하게 서명하는 방식을 썼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동시에 모델로 전송되는 코드나 질문 안에 계좌 번호 같은 금융 개인정보가 포함되어 있는지 실시간으로 검사해 가려내는 작업도 이 프록시에서 함께 처리했을 것으로 보입니다.
사내 지식을 엮어 주는 MCP 게이트웨이와 유연한 연동 구조
안전한 실행 공간을 마련한 뒤 기술팀이 해결해야 했던 과제는 에이전트에게 은행 내부의 규칙과 맥락을 가르치는 일이었습니다. 일반적인 인공지능 모델은 Monzo가 오랜 기간 쌓아 온 고유한 설계 원칙이나 장애 대응 절차를 알지 못합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기술팀은 중앙 집중형 MCP 게이트웨이를 구축했습니다.
여기서 MCP(Model Context Protocol)는 인공지능 모델이 사내 코드 저장소나 데이터베이스 같은 외부 도구 및 자료에 표준화된 방식으로 안전하게 접근할 수 있도록 돕는 규약입니다. MCP 게이트웨이는 Monzo의 사내 코드 저장소, 아키텍처 설계 패턴, 장애 대응 절차서인 런북, 기술 문서를 한곳에 모아 모델에 전달하는 중앙 창구 역할을 합니다. 덕분에 모델은 숙련된 Monzo 엔지니어처럼 회사의 특수한 표준을 정확히 이해하고 코드를 검증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무엇보다 MCP 게이트웨이가 중간에서 인터페이스를 추상화해 준 덕분에, 뒤단에서 작동하는 인공지능 모델을 언제든 자유롭게 바꿀 수 있는 체계가 갖추어졌습니다. 특정 인공지능 기업의 모델에 장애가 발생하더라도, 게이트웨이 뒤편의 연결 설정만 변경하면 실무 작업의 끊김 없이 다른 모델로 즉각 전환할 수 있습니다. 특정 벤더에 기술적으로 종속되는 위험을 완벽히 방어한 셈입니다.
엔지니어들의 일상에 자연스럽게 스며들도록 호출 방식도 넓혔습니다. 에이전트를 쓰기 위해 별도의 복잡한 웹사이트로 이동할 필요 없이, 평소 업무에 사용하는 협업 도구인 Slack, 프로젝트 관리 도구인 Linear, 코드 협업 플랫폼인 GitHub, 그리고 개인 컴퓨터의 로컬 터미널(CLI) 어디서나 Agent Chip을 부를 수 있습니다.
이 다양한 진입로는 remote-code-agent-trigger라는 전용 트리거 서비스가 하나로 묶어 줍니다. 이 서비스는 Slack 메시지나 Linear 작업 생성, GitHub 웹훅 같은 사내 이벤트 흐름을 받아들여, 미리 선언해 둔 작업 정의서인 Workflows로 연결합니다. Workflows는 작업을 즉시 실시간으로 처리할 것인지(ASAP) 아니면 모아서 천천히 처리할 것인지(batch)를 정하고, 에이전트의 응답 형식, 팀별 사용 비용 추적, 작업 수명 주기 제어 규칙을 규정합니다.
이 처리 계층은 대규모 클라우드 환경에서 필요할 때만 컨테이너를 띄우고 회수하는 방식으로 돌아갔을 것입니다. 급박한 장애 대응이나 실시간 Slack 질문 같은 즉시 처리 작업은 미리 준비된 컨테이너를 곧바로 할당하고, 대규모 라이브러리 판올림 같은 일괄 처리 작업은 대기열에 넣어 두었다가 유휴 자원을 활용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작업이 끝나면 해당 컨테이너를 완전히 파기해 데이터가 남지 않도록 정리하고, 소모된 모델 비용은 작업 티켓에 등록된 부서 정보로 청구했을 것입니다.
장애 대응부터 비개발자의 업무 지원까지 넓어진 쓰임새
이렇게 구축된 Agent Chip은 개발자의 일상 업무 곳곳에서 실질적인 변화를 만들어 냈습니다. 대표적인 쓰임새가 실시간 장애 대응입니다. 시스템에 문제가 생겨 알람이 울리면, Agent Chip은 시스템 지표와 로그, 최근 수정된 코드 맥락을 종합적으로 수집해 문제의 근본 원인을 진단합니다.
원인을 파악하는 데 그치지 않고 긴급 복구를 위한 코드 변경 요청(PR) 초안까지 스스로 작성합니다. 특히 긴박한 장애 대응 상황에서 진가를 발휘했습니다. 극도의 피로와 스트레스에 노출된 대응 엔지니어가 자칫 저지를 수 있는 조작 실수를 에이전트가 곁에서 미리 잡아내어 복구 지연을 막아 준 사례가 실제로 확인되었습니다.
또 다른 주목할 만한 변화는 개발자가 아닌 동료들의 업무 방식에서 나타났습니다. 고객 지원(CX), 운영, 디자인, 제품 기획 담당자들은 서비스를 운영하다가 화면의 문구를 다듬거나 사소한 사용자 인터페이스 오류를 고쳐야 할 때가 많습니다. 과거에는 이런 작은 수정을 요청하려면 여유가 있는 개발자를 찾아 부탁하고 한참을 기다려야 했습니다.
이제 비엔지니어 직원들은 사내 도구에서 평범한 일상 영어로 수정하고 싶은 내용을 설명합니다. 그러면 Agent Chip이 요청 문장을 이해하고 직접 코드를 고쳐 GitHub에 코드 변경 요청을 올립니다. 이로 인해 사내 업무의 병목 현상은 “여유 있는 엔지니어 찾기”에서 “작성된 코드를 검토해 줄 리뷰어 찾기”로 완전히 이동했습니다.
이 밖에도 버전이 뒤처진 외부 의존 라이브러리를 최신으로 올리는 작업이나 기계적인 코드 구조 개선처럼, 반드시 필요하지만 손이 많이 가던 반복 업무를 에이전트가 도맡아 처리하고 있습니다. 또한 정기적으로 발생하는 시스템 경고 알림을 미리 조사하고, GitHub에 올라온 동료들의 코드 변경 요청을 사전에 검토하는 작업도 일상적으로 돕고 있습니다.
하루 1,800건의 작업과 전체 머지된 코드의 10%를 담당하는 시스템
2026년 8월 기준으로 공개된 운영 성과는 사내 도구의 파급력을 명확한 수치로 보여 줍니다. Agent Chip은 Monzo 내부에서 매일 1,800건 이상의 자동화 작업을 일상적으로 처리하고 있습니다.
가장 상징적인 지표는 코드 기여도입니다. Monzo 전체 시스템에 최종 승인되어 반영된, 즉 머지(Merge)된 코드 변경 요청(PR) 가운데 약 10%를 Agent Chip이 직접 작성하고 있습니다. 머지되는 코드 변경 요청 열 건 중 한 건은 인공지능 에이전트의 손끝에서 만들어지는 셈입니다.
하지만 이 수치가 개발자의 필요성이 줄어들었음을 뜻하지는 않습니다. 전체 머지된 코드의 나머지 약 90%는 여전히 사람 엔지니어가 높은 수준의 시스템 설계와 비즈니스 로직을 고민하며 직접 구현하고 있습니다. 에이전트가 기계적이고 반복적인 코딩 수고를 덜어 주면서, 사람 엔지니어는 더 복잡한 금융 아키텍처 설계와 최종 코드 검증이라는 본질적인 역할에 집중하게 되었습니다.
외부 상용 도구의 도입에 머무르지 않고 단 3주 만에 전용 하네스를 구축한 결정은, 금융 규제를 준수하면서도 최신 인공지능 기술의 속도를 온전히 흡수하는 강력한 기반이 되었습니다. 이제 Monzo 엔지니어들은 사내 도구에 개선이 필요할 때 외부 업체의 로드맵을 기다리지 않고, 몇 분 만에 직접 플랫폼을 고쳐 쓰며 작업 흐름을 최적화하고 있습니다.
기술 도입을 고민하는 다른 조직이 눈여겨보아야 할 점
Monzo의 사례는 소프트웨어 개발 부서뿐만 아니라, 보안과 규제 준수가 생명인 모든 기업의 리더와 실무자에게 중요한 시사점을 던집니다.
첫째, 실행 환경에 대한 통제권, 즉 하네스를 직접 소유하는 전략의 가치입니다. 많은 기업이 완성형으로 판매되는 외부 인공지능 서비스를 구독하는 손쉬운 방식을 택합니다. 하지만 규제 산업에서는 외부 도구가 무엇을 보고 무엇을 행하는지 완벽히 감사하고 격리할 수 없으면 진정한 확장이 불가능합니다. Monzo처럼 독립된 Docker 샌드박스와 단일 HTTP 프록시 구조를 자체적으로 확보하면, 보안 감사의 위험을 없애면서도 시장에 등장하는 다양한 고성능 모델을 가격과 품질에 따라 손쉽게 갈아 끼울 수 있는 협상력을 얻게 됩니다.
둘째, 인공지능 도입이 가져오는 조직 내부의 병목 이동입니다. 비개발자가 자연어로 코드를 생성할 수 있게 되면서, 백로그에 오랫동안 방치되던 사소한 기능 개선 요구들이 빠른 속도로 제품에 반영되기 시작했습니다. 이제 조직의 한계는 코드를 타이핑하는 인력의 부족이 아니라, 인공지능이 쏟아내는 결과물을 얼마나 안전하게 검증하고 승인할 수 있느냐에 달려 있습니다. 실무자의 역할이 단순 작업자에서 품질 관리자와 승인자로 이동하고 있음을 보여 줍니다.
셋째, 안전망으로서의 협업 방식입니다. Monzo는 장애 상황에서 에이전트에게 전권을 넘기지 않았습니다. 지표와 코드를 분석해 사람에게 건네고, 사람이 피로로 인해 실수하지 않도록 곁에서 보조하는 협력자 역할을 맡겼습니다. 인공지능을 모든 것을 알아서 처리하는 마법으로 바라보기보다, 인간의 취약점을 보완하는 든든한 안전장치로 설계할 때 고위험 산업에서도 안전한 변화가 가능해집니다.
출처
Monzo Technology Blog — Building Agent Chip: Monzo’s in-house agentic tool — https://monzo.com/blog/building-agent-chip — 2026-08-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