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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 사례No. 022

Craft Docs, 2주 만에 만든 전사 에이전트

티켓 처리를 2~3분으로 줄이고 1명이 60개 서비스를 이전하다

사례 번호
022
1차 출처
The Pragmatic Engineer Deepdive
원문 게시
2026-01-27

요약

  • 비개발자도 쓸 수 있는 시각적 작업 도구를 직접 만들어 전사 업무를 개편했습니다.
  • 지원 티켓 처리가 2~3분으로 줄고 엔지니어 1명이 60개 서비스를 1주일 만에 옮겼습니다.
  • 인공지능 전환의 성패는 개발자의 코딩 속도보다 비개발자의 개발 의존 제거에 달렸습니다.

3년을 기다린 문서 도구 회사의 결단

소프트웨어 업계에서 기능 출시는 곧 생존입니다. 2020년 문을 연 문서 협업 플랫폼 Craft Docs는 100만 명이 넘는 활성 사용자와 5만 곳 이상의 유료 고객을 확보한 스타트업이었습니다. 2021년에는 Apple의 Mac App of the Year를 받으며 뛰어난 제품 완성도와 엔지니어링 역량을 인정받았습니다. 엔지니어는 20명뿐이었지만 탄탄한 제품을 만드는 조직으로 평가받았습니다.

하지만 2023년과 2024년에 걸쳐 생성형 인공지능 열풍이 불었을 때 Craft Docs는 이상하리만큼 조용했습니다. 많은 경쟁사가 번지르르한 인공지능 보조 기능을 쏟아낼 때 기능을 내지 않았습니다. 이미 2022년에 GPT-3.5를 바탕으로 어시스턴트 기능을 출시했다가 쓴맛을 보았기 때문입니다. 그 기능은 초기에 반짝 가입자와 다운로드를 끌어모았지만 사용자가 서비스를 계속 쓰게 만들지 못했습니다. 실질적인 쓰임새가 없는 인공지능 기능은 브랜드 신뢰만 깎아먹는다는 사실을 일찍 배웠습니다.

변화는 2025년 말에 일어났습니다. 엔지니어링 뉴스레터 The Pragmatic Engineer의 Gergely Orosz가 취재한 심층 기사에 따르면, 창업자 겸 최고경영자인 Balint Orosz는 차세대 추론 모델들이 실제 업무를 맡길 수 있는 임계점을 넘었다고 판단했습니다. 2025년 12월 그는 Claude Agent SDK를 활용해 터미널 환경에서 돌아가는 시제품인 Craft Terminal을 만들었습니다. 검은 화면에 글자만 나오는 터미널은 기술을 모르는 일반 직원에게 진입 장벽이 너무 높았습니다. 비개발자 팀원들은 여러 창을 오가며 복잡한 계획을 한눈에 살피기 어려워했습니다.

Balint Orosz는 크리스마스 연휴 2주 동안 Claude Code를 사용해 Electron 기반의 데스크톱 앱인 Craft Agents를 직접 만들었습니다. 2026년 1월 5일 회사는 전 직원에게 Craft Agents를 업무에 쓰라는 지시를 내렸습니다. 엔지니어 20명 전원에게 월 200달러짜리 Claude Max 계정을 지급했고, Balint Orosz 스스로는 모델 사용료로 월 3,000달러를 쓰고 있습니다. 2026년 1월 19일에는 이 도구를 누구나 쓸 수 있도록 Apache 2.0 라이선스로 오픈소스에 공개했습니다.

터미널을 버리고 만든 시각적 협업 창구

새로 만든 Craft Agents는 화면 구성부터 남달랐습니다. 개발자가 주로 쓰는 터미널 대신 이메일이나 Slack처럼 생긴 화면을 제공했습니다. 비개발자도 여러 에이전트가 동시에 작업하는 화면을 한눈에 보면서 자유롭게 전환할 수 있었습니다. 여러 직원이 각자 다른 작업을 처리하는 종합 상황실을 컴퓨터 화면에 구현한 셈입니다.

이 도구의 핵심은 사내 데이터를 안전하게 연결하는 방식에 있었습니다. 본래 제품인 Craft Docs는 물론이고 사내 데이터베이스, 협업 도구인 Linear, 고객 지원 솔루션인 Zendesk, REST API, 모델 연결 표준인 MCP(Model Context Protocol) 서버를 모두 정보 원천으로 연결했습니다. 에이전트가 외부 서비스를 호출할 때 도구가 중간에서 요청을 가로채 인증 정보를 헤더에 넣어 주었습니다. 모델 자체에는 실제 API 키가 절대 노출되지 않도록 설계했습니다.

안전한 작업을 위해 권한은 세 단계로 나누었습니다. 기본 상태인 Explore는 모든 데이터를 읽기만 하는 안전 모드입니다. 상태를 바꾸거나 데이터를 입력해야 할 때는 Ask to Edit 단계로 넘어가 사람의 확인을 반드시 거치게 했습니다. 마지막 Auto 단계는 사람이 일일이 승인하지 않아도 에이전트가 알아서 읽고 쓰는 자율 실행 모드입니다. 기술을 잘 모르는 비개발 부서 직원도 실수로 사내 데이터를 망가뜨릴 위험 없이 안심하고 작업을 맡길 수 있는 안전장치였습니다.

Craft Agents 3단계 권한 체계
Explore모든 소스 읽기 전용Ask to Edit상태 변경 전 사람 확인Auto에이전트 직접 읽고 씀기본값에이전트 재량 확대
단계가 올라갈수록 사람의 개입이 줄고 에이전트가 직접 작업을 수행합니다. (출처: The Pragmatic Engineer)

지원 티켓 처리가 20~30분에서 2~3분으로 줄어들다

Craft Agents가 배포되자 가장 먼저 극적인 변화를 맞이한 곳은 엔지니어링 부서가 아닌 고객 지원 팀이었습니다. 이전까지 고객 지원 책임자 Tamas Fazekas와 CX 리드 Peter Sajevics가 이끄는 지원 팀은 버그 신고가 들어올 때마다 발이 묶였습니다. 실제 코드에 결함이 있는지 확인하려면 매번 엔지니어에게 질문을 던져야 했습니다. 그 결과 고객 지원 티켓 하나를 해결하는 데 20분에서 30분이 걸렸습니다.

지원 팀은 직접 세 가지 명령어를 만들어 이 병목을 해결했습니다. 첫 번째 명령어인 /triage는 접수된 티켓들을 세 개씩 묶어 하위 에이전트를 병렬로 띄운 뒤 자동으로 분류했습니다. 두 번째 명령어인 /get-user-data는 백엔드 REST API를 조회해 해당 고객의 요금제 종류와 결제 상태, 활성화된 기능 플래그 정보를 Zendesk 티켓 안에 자동으로 채워 넣었습니다.

가장 강력한 명령어는 /bug-report였습니다. 에이전트가 Craft Docs의 실제 소스 코드를 직접 읽어 고객이 신고한 현상의 원인을 기술적으로 분석했습니다. 그다음 Linear를 뒤져 이미 접수된 중복 이슈가 있는지 대조했습니다. 중복이 없으면 코드 파일 위치가 적힌 엔지니어링 티켓을 자동으로 만들고 고객에게 보낼 답장 초안까지 작성했습니다. 실제 구현에서는 대규모 코드베이스 전체를 모델에 그대로 전달하기보다 코드의 구문 트리나 심볼 인덱스를 먼저 훑고 Linear 검색을 거치는 2단계 방식을 썼을 것입니다.

이 워크플로가 안착하면서 티켓당 20~30분이 걸리던 처리 시간은 2~3분으로 줄었습니다. 90%에 달하는 작업 시간이 단축된 것입니다. 지원 팀이 엔지니어에게 코드를 확인해 달라며 문의를 넘기는 횟수도 크게 줄었습니다. Craft Docs는 Zendesk가 판매하는 연 2만 달러짜리 인공지능 부가 기능을 결제하는 대신, 자체 에이전트 도구로 사내에 딱 맞는 지원 체계를 구축했습니다.

고객 지원 티켓 처리 시간 비교
이전 20~30분도입 후 2~3분0분10분20분30분
Craft Agents 도입 후 티켓 1건 처리 시간이 약 90% 단축되었습니다. (출처: The Pragmatic Engineer)

마케팅과 인사, 재무팀이 개발자 없이 직접 도구를 만든 방식

개발팀을 괴롭히던 또 다른 일은 다른 부서의 웹페이지 제작 요청이었습니다. 이전에는 프론트엔드 엔지니어들이 돌아가며 마케팅 팀이 요청하는 출시 페이지나 비교 페이지를 만들어 주었습니다. 엔지니어에게는 도전적이지 않은 반복 노동이었고, 마케팅 팀에게는 매번 일정을 부탁해야 하는 답답한 기다림이었습니다.

Craft Agents가 도입되자 마케팅 팀과 마케팅 인턴은 엔지니어의 도움을 전혀 받지 않고 직접 출시 페이지와 비교 사이트를 만들었습니다. 실제 운영 환경에서는 비개발자가 메인 브랜치나 운영 데이터베이스를 훼손하지 않도록 임시 브랜치를 따서 변경 사항을 적용하고 미리보기 주소를 띄워 검증하는 배포 파이프라인을 두었을 것입니다. 확인이 끝난 뒤에만 간결한 승인을 거쳐 정식 반영했을 가능성이 큽니다.

인사와 재무 부서도 스스로 필요한 연동 도구를 만들었습니다. 인사 담당자는 헝가리 노동법에 따른 나이별 법정 휴가 일수를 계산하는 기능을 만들어 사내 인사 관리 시스템인 BambooHR과 연결했습니다. 재무 담당자는 Revolut 법인 계좌의 거래 내역 CSV 파일과 직원들이 Slack 전용 채널에 올려 둔 영수증을 대조해 회계 전표를 자동으로 만드는 워크플로를 구현했습니다. 개발자의 손을 빌리지 않고도 현업 실무자가 일상의 번거로운 규칙을 자동화한 것입니다.

엔지니어 1명이 1주일 만에 60개 서비스를 갈아엎다

비개발 부서가 독립적인 실행력을 갖추자 엔지니어링 부서의 일하는 방식도 근본적으로 바뀌었습니다. Craft Docs는 매주 첫 회의마다 이른바 ‘불가능한 것은 무엇인가’ 챌린지를 열었습니다. 팀원들은 평소라면 “최소 2~3개월은 걸릴 일이라 객관적으로 1주일 안에는 끝내는 것이 불가능한” 목표를 정한 뒤 회사의 모든 인공지능 도구를 쏟아부었습니다.

이 도전을 통해 5년 동안 아무도 손대지 못하던 거대한 기술 부채가 해결되었습니다. 60개에 달하는 백엔드 마이크로서비스를 이전 Serverless 3에서 최신 Serverless 4로 판올림하고 자바스크립트 패키지 관리자를 Bun으로 교체하는 작업이었습니다. 개발팀 사이에서 최소 3~4개월이 걸릴 것으로 예상되던 이 고된 작업을 단 한 명의 엔지니어가 1주일 만에 완전히 끝마쳤습니다. 이 작업의 결과로 전체 서비스의 배포 시간은 2.5분에서 1분으로 단축되었습니다.

인공지능 도구를 적극적으로 활용한 팀에서는 주당 처리하는 Linear 이슈 수가 15~20개에서 100개 이상으로 다섯 배 넘게 치솟았습니다. 엔지니어는 더 이상 한 줄 한 줄 코드를 직접 입력하는 작업자로 머물지 않았습니다. 혼자서 다섯 개 이상의 병렬 에이전트를 지휘하며 문제를 해결하는 1인 책임 스쿼드로 일했습니다.

소프트웨어 개발 문화도 바뀌었습니다. 제품의 핵심 철학을 공유하는 소수의 아키텍트만 코드 병합 권한을 쥐었습니다. 다른 개발자가 올린 풀 리퀘스트는 일반적인 검토 대상이 아니라 정교하게 짜인 기능 제안서처럼 취급되었습니다. 아키텍트가 이를 검토해 시스템 일관성에 맞게 다시 다듬었습니다. 에이전트가 REST API를 직접 호출하도록 바꾸면서 복잡하고 무거운 서드파티 소프트웨어 개발 도구 모음(SDK)도 걷어냈습니다.

속도의 그늘과 우리가 마주할 질문

폭발적인 생산성 뒤에는 조직의 진통도 따랐습니다. 손으로 한 줄 한 줄 코드를 정성껏 짜는 데서 직업적 자부심을 느끼고 복잡한 사내 시스템을 꿰뚫고 있다는 점으로 위상을 인정받던 창립 멤버 엔지니어가 소외감을 이기지 못하고 회사를 떠났습니다. 회사는 채용을 멈추고 인공지능 네이티브 환경에 맞는 새로운 직무 기준을 세우기 시작했습니다. 한편 연휴 2주 동안 만들어진 Craft Agents는 2026년 6월 Polymarket에 인수되었습니다.

Craft Docs의 경험은 인공지능 전환을 고민하는 기업에게 중요한 기준을 보여줍니다. 개발자의 코딩 속도를 몇 퍼센트 올릴 것인가를 고민하는 데서 머물면 조직 전체의 병목은 사라지지 않습니다. 실제 정체 구간은 마케팅 웹페이지를 만들기 위해, 고객 지원 티켓 속 코드를 확인하기 위해, 인사 서식을 맞추기 위해 개발팀의 문을 두드리는 다른 부서의 대기열에 있습니다.

비개발 부서가 안전하게 다룰 수 있는 시각적 인터페이스를 제공하고 사내 데이터와 API를 연결할 때 비로소 개발자는 본연의 설계와 아키텍처 작업에 몰입할 수 있습니다. 여러분의 조직에서 개발자가 손대기만을 기다리며 몇 달째 멈춰 서 있는 일은 무엇입니까.


출처

The Pragmatic Engineer — Inside a five-year-old startup’s rapid AI makeover — https://newsletter.pragmaticengineer.com/p/ai-first-makeover-craft — 2026-01-27 (Gergely Orosz, featuring Balint Orosz, Gyula Halmos, Tamas Fazekas)